안녕하세요. 저는 미국에서 조종사로 일하고 있는 김경욱 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조종사하고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빨라요! 예전엔 일주일은 느리고 빠르다는 느낌이었는데, 요새는 일주일도 빠르고 일 년도 빠르고 그뿐만 아니라 10년도 빠른 것 같아요. 무서울 정도네요.

아하하, 고마워요. 그냥 둘 다 오래 했을 뿐 어느 것도 잘하지 않아요. 오히려 기타를 친 세월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는 게 팩트일 거예요. 음악과는 항상 가까이 지내요. 비행할 때도 음악을 들으면서 할 때가 종종 있어요.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윤하의 팬으로 살고 있어요.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마음속 1등 가수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는 게 나름의 자부심이에요. 앨범이 나오면 판매량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 앨범 CD도 사고 온라인에서 음원 구매도 해서 이중 구매를 해요. 하하. 최근에 콘서트를 2번 갔다 왔답니다.

좋은데 외롭고, 외롭지만 좋아요. 조종사로 살기에 미국이 기회가 훨씬 많고, 자연을 정말 좋아하는데 한국에서 보기 쉽지 않은 자연경관을 볼 수 있는 곳이 정말 많아요. 특히 밤하늘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미국은 별이 쏟아지는 곳이 너무 많아서 좋답니다. 다만 대부분의 삶을 한국에서 보냈기에 가족도 친구도 다 한국에 있어서 외로울 때가 많아요. 미국에 온 지 벌써 만으로 6년이 되어가는데, 그 사이에 여기서 사귄 친구들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가족이나 오래된 친구들하고는 느껴지는 감정이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Aerial Survey Pilot 또는 Aerial Photography Pilot이라고 하는데요. 단어 그대로 하늘에서 사진을 찍는 일을 하는 조종사예요. 4인승 정도의 경비행기에 카메라를 매달고 농작물의 사진을 찍으러 다녀요. 미국은 밭이 워~낙에 넓다 보니 농작물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일일이 확인이 불가능해요. 그래서 하늘에서 사진을 찍고 그걸로 농작물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는 거랍니다. 단순히 가시광선 영역만 찍지는 않고 적외선 등의 영역으로도 사진을 찍어서 수분 분석도 하고 그런 것으로 알고 있어요.

사실 엄청난 계기가 있던 것은 아니에요. 여느 남자아이들처럼 초등학교 2~3학년 때는 자동차를 좋아했어요. 제 기억이 맞는다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어느 날 비행기가 멋있어 보이기 시작해서 좋아한 것으로 기억해요. 그래서 비행기 프라모델을 만들고 잡지를 읽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조종사를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하늘을 날고 싶다느니 그런 거창한 이유보다는 그냥 비행기가 멋있어서 조종사를 하고 싶었어요. 좋아하는 것은 곁에 두고 싶잖아요?

좋게 봐줘서 고마워요. 보통은 무섭다기보단 순수하게 재밌다고 느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자동차 운전도 좋아하는 편이고 기본적으로 기계를 만지는 게 즐거운 사람이라서 하늘을 난다는 감각이 좋기도 하지만 제가 정말 좋아하는 비행기라는 기계를 직접 작동시키고 조종하고 있다는 감각이 더 즐거운 것 같아요. 그런데도 무섭다고 느껴졌던 때가 몇 번 있기는 해요. 한번은 캘리포니아에 산불이 크게 나서 온 하늘이 연기로 가득 찼었는데 상승 중에 연기로 들어가게 되어서 앞뒤, 옆, 위, 아래 흰 연기로 가득 차고 아무것도 안 보였던 때가 있었어요. 하필 타고 있던 기체도 계기가 조금 문제가 있던 상태여서 살짝 무서운 감정이 들더라고요!

번아웃이 여러 영역에서 있던 거 같아요. 제 꿈에 관해서라면, 20~21살 때 번아웃이 있었어요. 11살쯤부터 조종사를 꿈꾸며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서 항공대학교에 입학했는데, 막상 들어가니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랐거든요. 그 당시만 해도 선배들과의 상하 수직적인 관계가 확실히 있어서 학교는 무섭지, 심지어 비행은 4학년 때까지 기다려야 했거든요. 대학에 입학한 것은 사실 시작이지 끝이 아닌데, 다 이룬 듯한 착각과 어우러져서 번아웃이 왔었어요. 극복은.. 군대를 공군 항공기 정비병으로 지원해서 갔는데, 거기서 2년 동안 비행기와 말 그대로 동고동락하며 붙어 있다 보니 자연스레 회복되었어요. 교회에 다니는데 종교에 의지한 것도 컸고요.

일상에 양념을 칠 수 있는 즐거운 취미! 기타도 취미인데 기타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잖아요. 근데 사진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취미라 좋아요. 내가 지금 눈으로 보고 있는 아름다운 광경만이 아니라 이 순간의 감정도 함께 불러올 수 있어서 좋아합니다. 그리고 이것 역시 기계를 만지는 행위이기도 하고요.

비행하는 사진쟁이면 될 것 같아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저의 모습인 것 같아요.

주어진 상황에 감사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행복하다! 라고 느끼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조금씩 행복을 찾아가고는 있는 것 같아요. 하윤도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고맙습니다!